-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에너지재료과 김 환
광주시는 기업 유치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산업용지 개발, 세제 혜택, 투자지원금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경제성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전국의 지자체가 유사한 조건을 내세우는 가운데, 광주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업 유치의 성과는 일시적에 그칠 수밖에 없다.
광주가 마주한 현실은 명확하다. 기존 석유화학 기반 산업은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여수산단의 구조조정 지연 사례는 지역 경제가 석유화학 의존에서 벗어나야 함을 보여준다.
단순 제조업 중심의 기업 유치는 고용 창출과 지역 내 파급 효과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광주는 무엇을 내세워야 하는가.
해답은 수소와 AI의 융합 산업이다.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장기 저장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광주는 이미 수소도시 조성 사업과 모빌리티 특화단지를 추진하며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한다면, 수소 생산 최적화·안전 관리·전력 수요 예측·탄소배출 모니터링 등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AI-수소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세계의 흐름은 이미 이를 증명한다. 유럽, 일본, 미국은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와 AI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청정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AI의 성장은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샘 알트먼이 강조했듯, AI와 청정에너지는 동전의 양면이다. 광주가 이 흐름을 선도적으로 붙잡는다면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닌 미래형 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광주는 다른 지역과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배터리·에너지 재료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기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그것이다.
이러한 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수소와 AI 융합 산업으로 확장한다면, 기업들에게 단순히 값싼 땅이나 세제 혜택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생태계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비용만을 기준으로 입지를 정하지 않는다. 기술 혁신, 인재 공급, 글로벌 탄소중립 기준 충족 여부가 입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는 산업용지와 역세권 개발, 기업 정책 간담회,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 같은 전통적 기업 유치 전략을 넘어, 수소와 AI 융합 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이다.
광주는 더 이상 경제성으로만 경쟁할 수 없다. 기업 유치의 해답은 수소와 AI 융합 산업에 있다. 이제 광주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기존의 틀을 넘어, 수소와 AI를 양 축으로 삼아 미래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을 불러들이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길이다.
광주신문 gjilbo20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