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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 방 시 대

기사승인 2019.06.11  23: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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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먹방>으로 난리다.

이는 가히 광풍이고 혁명이다. 공중전화를 걸기위해 백원 동전을 넣었던 시대에 핸드폰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했듯이,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워야 했던 우리 선배들의 세대 때는 상상 할 수 없었던 현상이 이 땅을 뒤덮고 있다.

먹거리가 넘치다 못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먹거리를 기준으로 사라지는 말들과 새로 만들어지는 말들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40-50년 출생세대 : 초근목피, 보리고개, 구황작물

60-70년 출생세대 : 혼.분식 장려, 꽁보리밥, 학교도시락

80년대 이후 출생세대: 혼밥, 혼술, 먹방, 편의점 음식

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필자의 아버지 세대에 <먹방>의 의미는 생존 그 자체였다. <보리고개>를 넘기 위해 소나무 내피껍질을 먹었고, 겨우내 감자 옥수수 고구마와 같은 <구황작물>로 주린 배를 배웠다.

필자의 학창시절에는 쌀이 매우 귀해서 국가에서 <혼.분식 도시락>을 권장하고 실제로 학교에서 이를 검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예외 없이 꽁보리밥을 싸오기도 했다.

요즘에는 학교마다 <급식>이 의무화 되어 모든 학생들이 공평한 식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 극심한 <배고픔>의 고초를 겪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먹방>의 의미가 본질과는 다르게 악의적으로 변질되고, 먹거리와 음식의 고귀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태로 발전되어 가는 것은 환영할 수 없다. 공영방송은 말 할 것도 없고 각종 종편방송 그리고 유투브나 인터넷매체를 막나하고 온통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먹방방송>이 안방을 점령하고 있다.

이른바 먹신들을 등장시켜 음식 많이 먹기 대회를 한다거나, 일반인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음식을 먹으며 시청자들의 식욕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프로들이 지천이다.

물론 우리의 음식을 세계 곳곳에 알리며 한식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양질의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밥>은 우리민족에게는 생명줄로 여길 만큼 소중한 존재이다.

<밥>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의 먹거리 문화는 우리민족의 뿌리이고 근본이다. 근본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 된다. 5천년을 유구히 이어져온 우리의 먹거리가 더욱 계승 발전된 모습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광주신문 gjilbo2001@hanmail.net

<저작권자 © 광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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