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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사승인 2016.11.18  17: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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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

민심은 동요하고 있고 모든 매체들은 연일 대통령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광우병사태 때 벌어졌던 촛불집회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우리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생경한 광경과 말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 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파되고 있으며, 간혹 뱀의 혀처럼 요설(饒舌)을 쏟아내고 있다.

권력의 최고 정점(頂點) 대통령.

봉건사회의 군주와 필적(匹敵) 할 만한 권력을 소유한 독립기관이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권한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권력이 국민을 지배하고 억압하고 고통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흑역사(黑歷史)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로 망명을 하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부하가 쏜 총에 유명을 달리했다.

군부를 등에 업고 등장한 전두한대통령은 결국 백담사에 유배되는 비운을 맞이하였으며, 문민정부를 표방(標榜)하며 야심차게 시작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자식들의 비리와 부정으로 정통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그리고 진보서민대통령의 상징이었던 노무현대통령 마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제껏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아품을 보듬는 존재이기는 커녕, 그들에게 고통과 실망과 분노만을 안겨주는 민폐(民弊)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것이 팩트(fact)이고 현실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 속에 과연 국운을 융성(隆盛)시키고 민초(民草)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의 출현은 정말 요원(遼遠)한 것일까? 절대 권력에서 파생되어 발생하는 권력형 비리를 원천봉쇄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여러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 대통령제의 악습을 끊고 의원내각제(議員內閣制)를 도입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사려 된다. 실정(失政)을 일삼아도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제에서는 국민과의 소통(疏通 )대신 불통(不通)이 만연될 개연성이 높다.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영국, 독일,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의원내각제를 통해 무한권력(無限權力)이 통하지 않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촛불집회에서 대통령 탄핵(彈劾), 하야(下野) 등의 구호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의 대통령을 못 잊어하며 그를 기리고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볼 수 있을까? 이 땅에서 진정 마가렛 대처와 같은 훌륭한 정치지도자를 그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가슴 답답한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

 

이민근 gjilbo2001@hanmail.net

<저작권자 © 광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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